[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중국 온라인 쇼핑몰 지역농축산물 할인 판매
알리, 불고기 100g당 3733원
강원더몰 판매가보다 50% 저렴
지역마트 “판매량 30% 떨어져”
소비자단체 “경쟁 통한 물가안정”

최근 중국 쇼핑몰인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파격할인가를 내세워 강원한우 판매에 나서자 도내 온·오프라인 매장 육류 매출이 급감하는 등 대형 외국자본의 지역 유통업계 장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알리’는 1000억 원 상당의 쇼핑 보조금을 지원하는 ‘1000억 페스타’를 지난 18일 시작, 강원지역 농축산물을 포함한 다양한 신선식품을 특가에 판매하고 있다. 21일 알리에서 행사로 판매하는 ‘강원한우’의 1+등급 불고기 100g당 가격은 3733원이다. 같은 상품이 강원도 공식 온라인몰 ‘강원더몰’에서 동일 중량 기준 5600원에 판매, 50.0%(1867원) 차이가 났다.

또 등심의 경우 ‘알리’는 300g에 2만2230원으로 ‘강원더몰’(3만2800원)에 비해 1만원 이상(47.5%) 싸게 판매되고 있다. 강원한우는 지난 12일 알리에 공식 입점 이후 2000건 이상 거래되면서 현재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외에도 딸기, 계란, 쌀 등 알리의 신선식품 가격은 시중보다 10~50% 저렴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중국 쇼핑몰이 대형자본을 투입하며 물량공세를 펼치자 도내 유통업계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중국 쇼핑몰의 공세에 쿠팡 등 국내 쇼핑몰들도 파격적인 세일 공세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자본규모가 적은 도내 쇼핑몰·오프라인 매장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춘천의 한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알리에서 식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주부들 사이에서 소문이 퍼져 최근 열흘 동안 판매량이 30%가량 떨어졌다. 알리가 초저가 전략을 내세워서 상대적으로 마트 가격이 비싸보이는 영향”이라며 “대형자본과 비교해 우리는 골리앗에 맞선 다윗격인데 결국 골목 상권도 대형 자본에 잠식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소비자단체에서는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사업자가 진입하게 되면 국내사업자들도 긴장해 경쟁 환경이 조성돼 경쟁을 통한 물가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며 “다만 해외 사업자들이 문제를 일으켰을 때 이를 조율할 수 있는 법적 보호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호 jeongh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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